캠핑용으로 사용할 그리들을 알아보다가 가입한 카페나 각종 블로그에서도 장인이 만든 안성주물을 극찬하길래 조금 비싼 가격, 긴 대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안성주물에서 전골번철을 구매했습니다. 약간의 기다림과 설레임의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상품이 도착했습니다.

상품의 포장을 뜯자마자 그 기다림과 설레임은 큰 실망으로 바뀌어 버렸네요. 도저히 무형문화재 45호 장인이 만들었다고 볼 수 없는 만듦새..둥그런 철판의 바깥쪽 테두리가 일정하지 않고 한쪽이 그라인더로 확 깍여서 날카롭기 까지하고 그 옆은 확 깍인 그쪽 테두리를 무마하기 위해 다듬은 흔적이 역력히 보이는 그런 상태입니다. 수제 작업이니 공장 제품처럼 깔끔한 그런 상태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장인"이라는 말에 마치 드라마에서 도자기 장인이 잘못 만들어진 도자기는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며 버닥에 깨뜨려 버리는 그런 환상에 빠졌었나 봅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었군요. 아님 제가 순진했거나, 바보이거나..

교환 하거나 반품하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시즈닝하고 창고에 넣어 버리고 잊고 있었는데요, 오늘 여기저기 캠핑용품 유튜브와 카페 보다가 안성주물 찬양하는 글들이 보여서 생각나서 적습니다.

장인도 잘못 만들 수는 있지만 잘못 만든 "장인의 작품"을 그냥 알아서 쓰라고 발송해버리는 것에 상심해서 글을 썼습니다.